약국에서 혈압약을 받으실 때 "아침에 드세요"라는 말을 들어보셨죠?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저녁에 먹는 게 훨씬 좋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대체 어느 쪽이 맞는 걸까요.
박OO 씨(64세)도 헷갈렸습니다. 5년째 아침에 혈압약을 드시는데, 지인이 "저녁에 먹어야 효과가 두 배"라며 바꾸라고 하더랍니다. 괜히 불안해져서 병원에 물어봤더니, 의사 선생님이 뜻밖의 답을 해주셨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혈압약 복용 시간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와 내게 맞는 선택 기준을 알게 되십니다.
💊 "저녁에 먹으면 더 좋다"는 말, 어디서 왔을까
몇 년 전 스페인에서 나온 한 연구가 화제였습니다. 혈압약을 자기 전에 먹은 사람들이 아침에 먹은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이 크게 줄었다는 결과였죠. 언론에서도 "혈압약은 저녁에 먹어야 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 나중에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효과가 너무 극적이라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 겁니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더 믿을 만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 2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의 결론
2022년 영국에서 발표된 TIME 연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2만 1,104명의 고혈압 환자를 절반씩 나눠 아침(오전 6~10시)과 저녁(오후 8~12시)에 약을 먹게 했습니다. 그리고 5년 넘게 추적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심근경색·뇌졸중·혈관 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한 비율이 아침 복용군과 저녁 복용군에서 사실상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환자는 본인이 가장 기억하기 쉬운 시간에 약을 먹으면 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의학 저널 랜싯(The Lancet)에 실린 연구입니다.
2025년 캐나다에서 나온 BedMed 연구(3,357명)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취침 전 복용이 심혈관 사건을 줄이지 못했다는 겁니다. 야간 혈압 수치 자체는 좋아졌지만, 실제 병이 생기는 비율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그래도 저녁 복용이 나은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저녁 복용이 완전히 의미 없는 건 아닙니다. 2025년 중국 15개 병원에서 진행된 연구(720명, 12주)에서는 저녁 복용군이 야간 수축기혈압이 3.0mmHg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야간 혈압 조절률도 저녁군이 79%로 아침군(70%)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3개월짜리 단기 연구라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연구진도 "약물 종류나 추적 기간의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의학 저널 JAMA Network Open에 실렸습니다.

💡 알아두면 좋아요
밤에 혈압이 유난히 높게 나오거나 야간 근무를 하시는 분은 복용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정혈압 기록을 들고 병원에 가서 상의해 보세요. 의사가 24시간 혈압 패턴을 보고 판단합니다.
⏰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매일 같은 시간'
연구들을 종합하면 결론은 하나입니다. 아침이냐 저녁이냐보다 중요한 건 빠지지 않고 꾸준히 먹는 것입니다. 국내 전문의들도 "복용 시점보다 중요한 것은 빠지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1. 매일 같은 시간에 드세요. 아침 식사 후, 양치 후처럼 일상에 붙이면 잊지 않습니다.
2. 이뇨제가 든 혈압약은 아침 복용이 기본입니다. 밤에 화장실 때문에 잠을 깨기 때문입니다.
3. 깜빡했다면 2배로 먹지 마세요.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까우면 그날은 건너뛰고 다음 날 정상 복용합니다.
⚠️ 주의하세요
복용 시간을 바꾸고 싶으시면 반드시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세요. 인터넷 글이나 지인 얘기만 듣고 임의로 시간대를 바꾸거나 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불편한 증상이 생기면 약을 끊기보다 병원에서 조절 방법을 찾으세요.
📌 정리
2만 명 대규모 연구(TIME, 2022)에 따르면 혈압약 아침·저녁 복용의 심혈관 예방 효과는 차이가 없습니다. 야간 혈압이 높은 분은 저녁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의사 판단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매일 같은 시간에 꾸준히 복용하는 것, 그리고 시간 변경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는 것입니다.
출처: The Lancet 2022 (TIME study), JAMA 2025 (BedMed trial), JAMA Network Open 2025, 하이닥 전문의 인터뷰 (2026-10-08 기준)